제물론(濟物論) 제 6 장
瞿鵲子問乎長梧子曰(구작자문호장오자왈) : 구작자가 장오자에게 물었다.
吾聞諸夫子(오문제부자) : "제가 공자에게서 들은 이야기입니다만,
聖人不從事於務(성인불종사어무) : 성인은 세상일을 좇지 않고
不就利(불취리) : 이익을 추구하지도
不違害(불위해) : 해로움을 피하지도 않고
不喜求(불희구) : 아무 것도 얻으려 하지 않고
不緣道(불연도) : 도를 따르지도 않고
无謂有謂(무위유위) : 말은 하지 않아도 무언가를 말하고
有謂无謂(유위무위) : 말을 해도 말하지 않은 것 같아
而遊乎塵垢之外(이유호진구지외) : 초연히 이 세상 밖에서 노닌다고 합니다.
夫子以爲孟浪之言(부자이위맹랑지언) : 공자는 이를 맹랑한 소리하고 일소에 붙였으나
而我以爲妙道之行(이아이위묘도지행) : 저는 묘도를 체득한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吾子以爲奚若(오자이위해약) :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長梧子曰(장오자왈) : 장오자가 말했다.
是皇帝之所聽熒也(시황제지소청형야) : "이는 황제가 들어도 믿지 않거늘
而丘也何足以知之(이구야하족이지지) : 공구 따위가 어찌 이를 알겠는가
且汝亦大早計(차여역대조계) : 자네도 지나치게 성급하네.
見卵而求時夜(견란이구시야) : 알을 보자마자 새벽 닭소리를 기다리고,
見彈而求鴞炙(견탄이구효자) : 화살을 보자마자 올빼미 구이를 찾는 격이군.
予嘗爲女妄言之(여상위여망언지) : 이제 자네에게 헛소리를 할 터이니
女以妄聽之奚(여이망청지해) : 자네도 그리 알고 망녕되게 듣는 게 어떻겠는가.
旁日月(방일월) : 성인은 해와 달과 나란히 하고,
挾宇宙(협우주) : 우주를 손바닥에 든 채
爲其脗合(위기문합) : 두 입술을 합치듯 온갖 변화와 하나가 되고,
置其滑涽(치기활혼) : 혼탁한 속세를 그대로 놓아 버려
以隸相尊(이예상존) : 노예 상태로 서로 멸시하거나 존대하게 되지....
衆人役役(중인역역) : 모든 사람들이 부림을 당해 외물에 얽매이게 되지.
聖人愚芚(성인우둔) : 성인만이 홀로 어리석고 우둔한 듯해서
參萬歲而一成純(참만세이일성순) : 천년 만년이 지나도 천연의 천진을 그대로 보전하지만
萬物盡然(만물진연) : 만물이 다하도록 사람들은 자기주장에 집착해
而以是相蘊(이이시상온) : 시비 다툼만 늘어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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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물론 6 장은 5장 까지의 내용들에 대한 부연 설명으로써 도를 깨달은 지인의 면모와 사람들과의 차이에 대한 설명이며 또한 공자를 비롯하여 지식으로써 아는 앎과 도를 깨달아 아는 앎과의 차이에 대한 설명이다.
인류의 4대 성인 중에 '공자'가 포함되어 있으나, 노자는 공자에 대해서 무지한 인물로 취급하는데 인간의 관념으로써는 공자의 지식과 노자의 지혜의 차이에 대해서 구분조차 할 수 없는 것 같다. 공자에게 '그 허울을 벗어라' 라는 말을 할 수 있는 장자... 그는 대체 무엇을 알기 때문에 공자에게 그런 말을 서슴없이 할 수 있는 것일까?
허울을 벗어라, 라는 장자의 말에 한 마디도 대꾸조차 할 수 없는 공자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도'를 깨닫는 다는 것. 지식으로써는 감히 미루어 짐작하거나 상상할 수 없는 것이지만... 지식의 최고지점에서는 어렴풋이나마 도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지식의 끝에서야 비로소 지식으로써는 인상사, 세상사 어떤 일에 대해서도 해답을 구할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해서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죽는 날까지 자기주장에 집착하여 시비 다툼만 늘어갈 뿐이지만, 성인은 우둔한 듯 보이지만 천년만년이 지나더라도 천연의 천진을 그대로 보전한다는 말이 있는데... 만약에 이에 대해서 사고방식이라는 말로 표현한다면...
인간의 사고방식은 오직 자기주장을 통해서 자신을 합리화 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살지만 성인은 항상 초긍정 적인 사고방식으로 사는 사람이라는 말로 표현될 수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불평이라는 생각도 없으며, 불만이라는 생각도 없으며, 불행이라는 생각도 없기 때문인데... 하늘의 뜻과 그의 뜻이 일치하기 때문이다. (물론 하늘에 뜻이 있다는 뜻은 아니지만... 만약에 있다면... 허헛)
사실상 인간이 자기를 주장하는 까닭은 자신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대해 타인들로부터 확인을 받아야만 하기 때문인데, 남들에게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확인 받아야만 하는 까닭은 자신이 자신에 대해서 올바르게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남들에게 잘 보여야 함에 대해서 당연하게 여기지만 어떤 모습으로 드러나 보이거나 상관 없이 인간의 삶에 대한 짐의 무게는 모두가 똑 같다.
인간은 누구나 마음이 있기 때문에 욕망이 있는데, 인간의 욕망 중에서 가장 큰 것이 있다면 명성을 얻는 일이다. 이에 대해서 이름을 날리는 일이라고도 하며, 명예를 얻는 일이라고도 하며, 이름을 남겨야 한다고 하기도 하는데... 인간에 세상에 이름을 날리는 일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까닭은 자신이 자신의 참나에 대해서 무지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왜 이름을 남기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일까?
인간은 왜 홀로 고요함과 평온함으로 여여하게 존재할 수 없는 것일까?
사실은 자신의 나에 대해서 타인으로부터 인정받음으로써 존재의 이유가 생기는 것인데, 남들로부터 아무런 관심조차 받지 못하게 되면 자신 스스로는 자신의 존재의 이유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 아니라 사회적 동물로 세뇌되었기 때문인데, 인간은 그런 사실에 대해서 미루어 짐작하거나 상상 할 수 없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성인은... 스스로 자신의 본연의 천진함을 알기 때문에 타인들로부터 인정받아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는 것이며, 그런 가치 없는 일에 관심이 없는 것이라는 말이 장자의 제물론의 요점이다.
予惡乎知說生之非惑邪(여오호지설생지비혹사) : 삶을 좋아함이 미혹한 게 아닌지 내 어찌 알겠는가.
予惡乎知惡死之非弱喪而不知歸者邪(여오호지오사지비약상이부지귀자사) : 죽음을 싫어하지만, 죽음이 어려서 떠난 고향으로 다시 돌아감이 아닌지 내 어찌 알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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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좋은 것인지, 죽음이 좋은 것인지, 삶이 나쁜 것인지, 죽음이 나쁜 것인지... 나도 모르겠다는 말이지만, 삶에 집착하여 죽음을 두려워 하는 인간들에게 죽음은 두려운 것이 아니라는 말이며, 죽음이란 말을 배우기도 전의 어린 아이과 같은 상태이기 때문에 죽음 또한 그대가 깊이 잠들어 있던 동안과 같이 진정한 휴식이라는 뜻이다.
석가모니의 남겨진 말에는 이와 유사한 말이 있는데... 세상에 깨달은 사람이 얼마나 있습니까? 라는 질문에 석가모니 대답하기를... 황하강의 모래알 만큼이나 많다는 말이다. 이 말은 세상 모든 사람들이 깨달았다는 뜻이 아니라... 인간의 삶이 고통이지만 죽음은 고통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릇된 관념, 통념에 의해서 죽음을 두려워 하지만, 죽음이야말로 진정한 휴식이라는 뜻이며 죽은 사람이 깨달은 사람과 같기 때문에 황하강의 모래알 만큼이나 많다고 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죽음 앞에서도 '나는 기쁘다' 라고 말할 수 있었던 것이다.
책에 설명된 바와 같이 깨달음이란 수차례의 죽음을 경험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며, 그들이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는 이유는 항상 삶과 죽음을 번갈아 가며 경험하기 때문이다.
麗之姬(려지희) : 여희는
艾封人之子也(애봉인지자야) : 예라는 지방의 관리의 딸이었네.
晉國之始得之也(진국지시득지야) : 진나라에서 강제로 끌고 갈 적에는
涕泣沾襟(체읍첨금) : 그녀는 눈물로 옷깃을 흠뻑 적셨지.
及其至於王所(급기지어왕소) : 진나라 왕궁에 이르러
與王同筐牀(여왕동광상) : 왕과 함께 화려한 생활을 하고
食芻豢(식추환) : 맛있는 고기 요리를 먹게 되자.
而後悔其泣也(이후회기읍야) : 그녀는 눈물 흘린 일을 후회했다고 하네.
予惡乎知夫死者不悔其始之蘄生乎(여오호지부사자불회기시지기생호) : 이와 마찬가지로 죽음에 이르는 사람이 살기를 고대했던 것을 나중에 후회할지 내 어찌 알겠나!
夢飮酒者(몽음주자) : 꿈속에서 유쾌하게 술을 마신 사람이
旦而哭泣(단이곡읍) : 아침에 일어나면 울게 되고,
夢哭泣者(몽곡읍자) : 꿈속에서 구슬프게 운 사람은
旦而田獵(단이전렵) : 사냥놀이 갈 일이 생긴다네.
方其夢也(방기몽야) : 한창 꿈을 꾸고 있을 때에는
不知其夢也(부지기몽야) : 그것이 꿈인 줄도 모르고
夢之中又占其夢焉(몽지중우점기몽언) : 또한 꿈을 이리저리 풀어 보다가
覺而後知其夢也(각이후지기몽야) : 꿈에서 깨어난 뒤에야 꿈인 줄 알지.
且有大覺而後知此其大夢也(차유대각이후지차기대몽야) : 우리네 삶은 이와 같아서 진정한 깨달음이 있어야 삶이 한바탕 꿈속인 줄 알게 되지.
而愚者自以爲覺(이우자자이위각) : 그러나 어리석은 사람은 스스로 깨달았다고 자처하여
竊竊然知之(절절연지지) : 짐짓 아는 체하면서,
君乎牧乎固哉(군호목호고재) : 왕입네, 재상입네 과시하려 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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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라는 것이 '원리전도몽상'이라는 말과 같이 꿈이라는 사실에 대해서 사실을 사실 그대로 아는 앎에 대해서 깨달음이라는 말로 표현되는 것인데... 이와 같은 뜻의 다른 표현이 '하나님의 창조'라는 말이며 하나님의 뜻이라는 말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면 많이 아는 거룩한 인물들일 것이다.
꿈과 생각의 관계에 대해서는 책에 설명되어 있으니 여기서는 생략한다.
丘也與女(구야여여) : 참으로 어리석구나, 공자여!
皆夢也(개몽야) : 자네도 또한 꿈꾸고 있는 사람이네.
予謂女夢(여위여몽) : 자네더러 꿈꾼다고 지적하는 나의 말도
亦夢也(역몽야) : 또한 꿈속의 헛소리라네.
是其言也(시기언야) : 이런 이야기는
其名爲弔詭(기명위조궤) : 매우 기이하기는 하지만,
萬世之後而一遇大聖(만세지후이일우대성) : 오랜 뒤에라도 성인이 한번 출현해
知其解者(지기해자) : 이 말의 의미를 알아준다면
是旦暮遇之也(시단모우지야) : 이는 아침저녁으로 만난 것과 다름없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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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에게 어리석다는 장자.
사실상 그들의 관점에서 본다면 어리석지 않은 인간이란 없다.
인간들의 삶의 모습은 천가지의 형태와 만가지의 형상이 있지만... 인간들의 삶이라는 인생들 모두가 꿈인 줄도 모르면서 죽을 때까지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한 경쟁이며, 투쟁을 목적으로 하면서도 또한 그 속에서 행복이나 평화를 기원하니, 말도 안되는 소리들이지만... 그런 사실에 대해서 이해 조차 불가능 한것이 인간들의 지식이라는 앎이니, 어리석다고 할 수밖에 없는데, 공자 또한 그 무리들과 다르지 않다는 뜻이다.
성인의 관점에서 본다면 인간들의 삶이라는 것들이 어리석음이며, 꿈속에서 꿈을 꾸는 것과 다르지 않지만, 인간의 관점에서 본다면 성인들의 말에 대해서 단 한구절도 올바르게 알아들을 수 없으니... 꿈 속의 헛소리로 들릴 수밖에 없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공자에게 '자네 또한 꿈꾸고 있는 사람'이며, 나의 말 또한 꿈속의 헛소리라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이하게 들리겠지만... 오랜 뒤에라도 성인이 출현하여 이 말을 알아듣고 해석해 준다면 그는 나와 아침 저녁으로 만난것고 같다는 말이다.
도를 깨닫는 일은 하늘과 짝이라는 장자의 말과 같이 하늘과 하나 되는 것이며, 또한 그들의 말은 시대와 상황 조건을 뛰어 넘어서 모두 같은 뜻의 다른 표현들이기 때문에 항상 함께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뜻이며,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모두가 하나라는 뜻이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아래의 내용들은 제물론 제 6 - 1 장으로 계속하자.
旣使我與若辯矣(기사아여약변의) : "내가 자네와 논쟁한다고 해보세.
若勝我(약승아) : 자네가 나를 이기고
我不若勝(아불약승) : 내가 자네에게 지면,
若果是也(약과시야) : 진정 자네는 옳고
我果非也邪(아과비야사) : 나는 틀린 것일까?
我勝若(아승약) : 내가 자네를 이기고
若不吾勝(약불오승) : 자네가 내게 지면,
我果是也(아과시야) : 정녕 나는 옳고
而果非也邪(이과비야사) : 자네는 그른 것일까?
其或是也(기혹시야) : 한 쪽은 옳고
其或非也邪(기혹비야사) : 다른 쪽은 틀린 것일까?
其俱是也(기구시야) : 아니면 둘 다 옳거나
其俱非也邪(기구비야사) : 둘 다 틀린 것은 아닐까?
我與若不能相知也(아여약불능상지야) : 나도 자네도 어떤지 알 수 없네.
則人固受黮闇(칙인고수담암) : 그런데 사람마다 어둠속에 갇혀 있으므로
吾誰使正之(오수사정지) : 누구에게 물어 볼 수 있겠는가!
使同乎若者正之(사동호약자정지) : 자네와 의견이 같은 사람에게 물어 보면,
旣與若同矣(기여약동의) : 이미 자네와 같은 생각이므로
惡能正之(악능정지) : 어찌 바르게 판단할 수 있겠는가!
使同乎我者正之(사동호아자정지) : 나와 소견이 같은 사람에게 물어 볼 경우,
旣同乎我矣(기동호아의) : 벌써 나와 동일한 의견을 갖고 있으므로
惡能正之(악능정지) : 어떻게 시비를 가려 줄 수 있겠는가!
使異乎我與若者正之(사이호아여약자정지) : 나와도 자네와도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에게 조회하면,
旣異乎我與若矣(기이호아여약의) : 이미 두 사람 모두와 의견이 다르므로
惡能正之(악능정지) : 어떻게 바르게 말할 수 있겠는가!
使同乎我與若者正之(사동호아여약자정지) : 나와도 자네와도 입장이 같은 사람에게 조회할 경우,
旣同乎我與若矣(기동호아여약의) : 우리 둘 모두와 입장이 같으므로
惡能正之(악능정지) : 어떻게 시비를 가려 줄 수 있겠는가!
然則我與若與人俱不能相知也(연칙아여약여인구불능상지야) : 그렇다면 나도 자네도 또 어느 누구도 누가 옳은지 알 수 없는데,
而待彼也耶(이대피야야) : 그 누구를 기다려야만 할까?
化聲之相待(화성지상대) : 불안정하고 변하기 쉬운 소리에 기대한다는 것은
若其不相待(약기불상대) : 처음부터 기대하지 않았음과 마찬가지로서
和之以天倪(화지이천예) : 모든 것을 조화시키고
因之以曼衍(인지이만연) : 만연에 모든 것을 맡겨 둠이
所以窮年也(소이궁년야) : 천수를 다하는 방법이라네
何謂和之以天倪(하위화지이천예) : 그러면 천연한 대도로 조화시킨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曰是不是(왈시불시) : 대답하기를, 옳다는 주장이 있으면 옳지 않다는 주장이 따르고,
然不然(연불연) : 그렇다는 입장이 있으면 그렇지 않다는 입장이 생기지.
是若果是也(시약과시야) : 만일 옳다는 주장이 참으로 옳다면,
則是之異乎不是也(칙시지이호불시야) : 옳다는 주장이 옳지 않다는 것과 다르다고
亦無辯(역무변) : 구태여 말할 필요가 없네.
然若果然也(연약과연야) : 그렇다는 입장이 실제로 그렇다면
則然之異乎不然也亦無辯(칙연지이호불연야역무변) : 그렇다는 입장이 그렇지 않다는 입장과 다르다고 새삼스레 말할 필요도 없네.
忘年忘義(망년망의) : 나이도 의리도 잊으면
振於無竟(진어무경) : 무궁한 경지로 뻗어나가게 된다네
故寓諸無竟(고우제무경) : 그래서 모든 것을 이 무한한 경지에 놓아두는 것이지
罔兩問景曰(망량문경왈) : 바깥 그림자의 그림자가 안쪽 그림자에게 물었다.
曩子行(낭자행) : "조금 전 그대는 걷더니
今子止(금자지) : 이제는 멈추고,
曩子坐(낭자좌) : 전에는 앉아 있다가
今子起(금자기) : 지금은 일어나는구나.
何其无特操與(하기무특조여) : 왜 그리도 지조가 없는 게야!"
景曰(경왈) : 안쪽 그림자가 대답했다.
吾有待而然者邪(오유대이연자사) : "의지하는 게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吾所待又有待而然者邪(오소대우유대이연자사) : 또한 내가 의지하는 것도 기대는 게 있어서 그러네.
吾待蛇蚹蜩翼邪(오대사부조익사) : 혹시 나는 뱀의 비늘이나 매미의 날개에 기대고 있는 건 아닐까?
惡識所以然(악식소이연) : 어째서 그런 줄 알며
惡識所以不然(악식소이불연) : 왜 그렇지 않은 줄 알겠는가.
昔者莊周夢爲胡蝶(석자장주몽위호접) : 언젠가 장주가 꿈에 나비가 되어
栩栩然胡蝶也(허허연호접야) : 훨훨 날아다니는 나비가 된 채
自喩適志與(자유적지여) : 유쾌하게 즐기면서도
不知周也(부지주야) : 자기가 장주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俄然覺(아연각) : 그러다가 문득 잠에서 깨어나 보니
則蘧蘧然周也(칙거거연주야) : 자신이 분명히 누워 있는게 장주였다네.
不知周之夢爲胡蝶(부지주지몽위호접) : 그가 꿈에서 나비가 된 것인지
胡蝶之夢爲周與(호접지몽위주여) : 나비가 꿈에 그가 된 것인지 몰랐다네.
周與胡蝶(주여호접) : 장주와 나비는
則必有分矣(칙필유분의) : 틀림없이 다른 존재일 것이므로
此之謂物化(차지위물화) : 이를 <물화>라고 일컫는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