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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내편 인간세 제 13 편 - 진실된 말이란, 자신의 마음을 섬기는 자가 유덕한 인물...

일념법진원 2013. 8. 29. 05:44

 

인간세(人間世) 13 - 진실된 말이란...

葉公子高將使於齊(엽공자고장사어제) : 섭공자고가 제나라에 사신으로 가게 되자

問於仲尼曰(문어중니왈) : 중니에게 물었다.

王使諸梁也甚重(왕사제량야심중) : " 왕이 저를 사신으로 보내는 것은 일이 중대합니다.

齊之待使者(제지대사자) : 사신에 대한 제나라의 태도는

蓋將甚敬而不急(개장심경이불급) : 매우 정중한 데가 있지만 일의 교섭에는 서두르지 않을 것입니다.

 

匹夫猶未可動(필부유미가동) : 필부의 마음도 움직이기 어려운데

而況諸侯乎(이황제후호) : 제후에 있어서는 말할 필요도 없지 않겠습니까!

吾甚慄之(오심률지) : 저는 일을 그르칠까 매우 걱정합니다.

 

子常語諸梁也曰(자상어제량야왈) : 선생님께서는 일찍이 저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

凡事若小若大(범사약소약대) : ‘무릇 일의 크고 작음에 상관없이

寡不道以懽成(과부도이환성) : 정당하지 않은 방식으로 성취했다면 만족스러운 경우는 드물다.

 

事若不成(사약불성) : 만일 일이 성취되지 못하면

則必有人道之患(칙필유인도지환) : 반드시 인간 도리의 벌을 왕으로부터 받을 것입니다.

 

事若成(사약성) : 일을 성취한다 해도

則必有陰陽之患(칙필유음양지환) : 필시 음양의 부조화로 인한 병에 걸릴 것이다.

 

若成若不成(약성약불성) : 일을 이루거나 못 이루거나 간에

而後無患者(이후무환자) : 사후에 근심 걱정이 없는 것은

唯有德者能之(유유덕자능지) : 오직 유덕한 인물만이 할 수 있을 것입니다.'

 

吾食也執粗而不臧(오식야집조이불장) : 그런데 제가 먹는 것은 보잘것 없고 좋은 음식이 못 됩니다.

爨無欲淸之人(찬무욕청지인) : 음식 지을 때 요리사가 시원함을 바라지고 않습니다.

今吾朝受命而夕飮氷(금오조수명이석음빙) : 오늘 아침에 저는 왕으로부터 사신 임무를 부여받고 저녁에 얼음을 먹은 형편인데도

我其內熱與(아기내열여) : 오히려 저는 속에서는 열이 식을 줄 모릅니다.

 

吾未至乎事之情(오미지호사지정) : 아직 일에 착수하기도 전에

而旣有陰陽之患矣(이기유음양지환의) : 이미 음양의 부조화로 인한 병에 걸렸습니다.

 

 

====>> 세상에, 중요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니며 중요하지 않은 일이 있는 것도 아니다. 사람들은 어떤 일을 행함에 있어서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온갖 생각에 병에 걸리고도 하며, 일을 이루거나 이루지 못하거나 항상 만족하여 평화로울 수 없다는 인생사, 인간들의 삶의 여정에 대한 비유 이다.

 

일어나야 할 일은 일어날 것이며, 일어나지 않을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다만 자신도 모르는 자신의 가공된 마음에 의해서 모든 일들이 일어나기 때문에 '전생의 업'이라는 말로 표혐되거나 또는 팔자라거나, 운명이라거나, '원죄'라는 말로 표현되지만... 인간의 삶이라는 것에는 해답이 있을 수 없다는 뜻이다.

 

유덕한 인물만이 일을 마치더라도 근심 걱정이 없다는 말은... 올바른 앎으로써 세상에 일어나는 어떤 일이라고 하더라도 하늘의 뜻으로 알거나, 죽음 앞에서 본다면 한조각 꿈과 같은 날들이기 때문에 어떤 일이거나 이루려는 마음, 즉 집착과 욕망이 없는 마음으로 행위 해야만 항상 평온할 수 있다는 말이다.

 

어떤 사람이 단식으로써 모든 병을 치유한다면 그에게는 좋은 일이겠지만... 병을 치료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거나 약을 만드는 사람이거나 약을 팔아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일이 아닌 것과 같이 인간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상대적일 수밖에 없는 언어의 유희일뿐, 괴로워 하거나 슬퍼해야 할 일이 아니라는 가르침에 대한 비유가 장자의 인간세의 주된 내용이다.  

 

 

事若不成(사약불성) : 또한 임무를 완수하지 못할 경우

必有人道之患(필유인도지환) : 반드시 왕은 인도의 환난을 내릴 것입니다.

 

是兩也(시량야) : 이 두 가지 재앙은

爲人臣者不足以任之(위인신자부족이임지) : 신하된 제가 임무를 감당하지 못해서 생기는 것입니다.

子其有以語我來(자기유이어아래) : 부디 선생님께서 저에게 가르침을 내려 주시기 바랍니다."

 

仲尼曰(중니왈) : 중니가 말했다.

 

天下有大戒二(천하유대계이) : " 천하에 크게 경계할 일이 두 가지 있습니다.

其一命也(기일명야) : 하나는 명이고

其一義也(기일의야) : 다른 하나는 의입니다.

 

子之愛親命也(자지애친명야) : 자식이 어버이를 섬기는 것은 명으로

不可解於心(불가해어심) : 사람의 마음에서 제거할 수 없습니다.

 

臣之事君義也(신지사군의야) : 신하가 왕을 섬김은 의로서

無適而非君也(무적이비군야) : 어떤 경우에도 왕은 왕인 것입니다.

 

無所逃於天地之間(무소도어천지지간) : 이 둘은 하늘과 땅 사이에서 피할 수 없는 것으로

是之謂大戒(시지위대계) : 이를 크게 경계할 일이라고 일컫습니다.

 

是以夫事其親者(시이부사기친자) : 따라서 어버이를 섬김에 있어서는

不擇地而安之(불택지이안지) : 어떠한 상황에서도 편안히 모셔아만

孝之至也(효지지야) : 지극한 효도라 할 수 있습니다.

 

夫事其君者(부사기군자) : 또한 임금을 받드는 데 있어서

不擇事而安之(불택사이안지) : 무슨 일이든 가리지 않고 편안히 섬겨야만

忠之盛也(충지성야) : 최고의 충성이라고 할 수 있읍니다.

 

自事其心者(자사기심자) : 스스로 자기 마음을 섬기는 사람은

哀樂不易施乎前(애락불역시호전) : 눈 앞에 어떤 일이 일어나도 슬픔과 즐거움으로 흔들리지 않습니다.

 

知其不可奈何(지기불가내하) :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음을 알고

而安之若命(이안지약명) : 마음을 편히 운명에 따르게 됩니다 

德之至也(덕지지야) : 덕의 지극함 입니다.

 

=====>> 스스로 자기 마음을 섬기는 사람이라는 말이 참으로 어려운 말인 것 같은데... 이는 도를 깨달아 자신의 마음의 실체를 간파한 사람이라는 뜻으로써 세상에 중요한 일이란 없다고 아는 사람을 일컷는 말이다. 인간은 누구나 사회적 동물로 세뇌당하는 과정에서 책임감이나 의무감이 주어지는데... 사실상 임금을 받드는 사람은 부모를 받든는 일보다 임금을 받드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겠지만, 올바르게 안다면 임금을 받든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이 부모를 받드는 일이다. 

 

두 가지 모두를 똑 같이 할 수 없으므로... 책임감과 의무감만 있을뿐, 모든 일을 다 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의 실체를 아는 사람은 임금과 부모 섬기는 일 중에서 하나를 선택 하라고 한다면 자신의 부모를 선택할 것이라는 말로 알아듣는다면 올바른 앎이다. 

 

세상이 변하는 것이 아니며, 세월이 가는 것이 아니라고 했는데... 오직 변해가는 것은 인간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자신도 모르는 자신의 마음 이전의 마음에 의해서 우주 천지만물이 창조된 것이기 때문이다. 네 안에 하나님이 있다는 말과 같이... 그대의 순수의식에 바탕을 두고 그것에 의해서 생겨난 것들이 그대의 나와 세상이기 때문이다.

 

옛날 어느 선사의 남겨진 글을 보니... '이 세상 내가 창조한 것이니... ' 라는 말이 있었는데, 자신의 마음을 섬길 줄 아는 인물일 것이다.

 

爲人臣子者(위인신자자) : 왕의 신하이거나 사람의 아들이거나

固有所不得已(고유소부득이) : 참으로 부득이한 경우에 부딪히면

行事之情而忘其身(행사지정이망기신) : 주어진 바를 충실히 행하고 자기 몸을 보살피지 않아야 합니다.

 

何暇至於悅生而惡死(하가지어열생이악사) : 그러니 어느 겨를에 삶을 좋아하고 죽음을 싫어하겠습니까!

夫子其行可矣(부자기행가의) : 그대는 주저하지 말고 임무수행을 위해 제나라도 가는 게 좋겠습니다."

 

丘請復以所聞(구청복이소문) : " 제가 들은 바를 거듭 말씀드리겠습니다.

 

凡交近則必相靡以信(범교근칙필상미이신) : 무릇 가까운 나라와 교류할 경우에는 반드시 신의로서 서로 존중하고

交遠則必忠之以言(교원칙필충지이언) : 먼 나라와는 모름지기 말로써 자기 뜻을 표시하는 것입니다.

言必或傳之(언필혹전지) : 말에는 그것을 전할 사신이 필요한데,

夫傳兩喜兩怒之言(부전량희량노지언) : 양쪽이 모두 기뻐하거나 화나게 하는 말을 하기는

天下之難者也(천하지난자야) : 천하에 매우 어려운 것입니다.

 

夫兩喜必多溢美之言(부량희필다일미지언) : 양쪽이 모두 기뻐하면 필시 지나치게 미사여구가 많은 것이고,

兩怒必多溢惡之言(량노필다일악지언) : 모두 화를 낸다면 틀림없이 지나치게 헐뜯는 말이

凡溢之類妄(범일지류망) : 그것에 넘칠 정도로 많은 것입니다.

妄則其信之也莫(망칙기신지야막) : 말이 망령되면 말은 미덥지 않습니다.

莫則傳言者殃(막칙전언자앙) : 말에 믿음이 안 가면 이를 전한 사신은 처벌을 받게 마련입니다.

 

故法言曰(고법언왈) : 그러므로 격언에 말했습니다

傳其常情(전기상정) : '평소에 있는 진실된 말은 전하고

無傳其溢言(무전기일언) : 지나친 언사는 전하지 않으면

則幾乎全(칙기호전) : 우선은 안전하다고'고 했습니다.

 

 

====>> 평소에... 살아가는 동안 내내, 진실된 말은 전하고 지나친 언사는 전하지 않으면 안전하다는 말... 누구나 아는 말인 것 같은데 올바르게 아는 사람 없다.

듣기 좋은 말, 달콤한 말을 하는 사람의 말이 진실된 말을 하는 사람일까? 아니면 사람들이 듣기 싫어 하는 소리를 하는 사람이 진실된 말을 하는 것일까?

둘 다 아니라면 도대체 어떤 말을 하는 사람의 말이 진실된 말일까? 

 

인간세상에서 진실된 말을 찾아볼 수 있을까? 

무릇 진실된 말이란... 인간이라면 누구에나 통용될 수 있는 말로써 이견이 있을 수 없는 말이라는 뜻이며 이에 대해서 '진리의 말' 또는 '진리'라는 말로 표현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인간의 관념으로써는 진실된 말에서의 '진실'이라는 말은 있으되 진실된 말인 '진리의 말'을 알아들을 수도 없으며 이해할 수도 없다. '진리'라는 말이 곧 진실된 말의 다른 표현이다. 진리라는 말은 '진실'과 '거짓'이 포함된 말이며, 진실도 아니며 거짓도 아닌 올바른 앎에 대한 표현이기 때문이다.

 

올바른 앎이란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말로써 이견이 있을 수 없는 말이며, 다만 올바르게 알아들을 수 있는 지혜가 열릴때, 그때 비로소 육십억 인류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말이라는 뜻이다. 예를 든다면 예수의 말과 서가모니의 말이 그러하며, 노자와 장자의 말이 또한 그러하며 소크라테스의 말이 그러한데... 그들의 말은 인간들 모두에게 '너 자신을 알라'는 말로써 자신의 마음의 실체를 깨달아 알라는 말이기 때문이며 나머지의 무수히도 많은 말들은 그에 대한 비유들이기 때문이다.

 

진실된 말, 진리의 말 중에 대표격인 말... 사람들 대다수가 안다고 생각하는 말이 '네 안에 하나님이 있다'는 말과 '네 본래 성품이 부처다' 라는 말이며,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이다. 물론 네 안에 신이 있다는 말과도 같은 뜻이지만...  

 

행복이나 자유, 평화... 네 안에 있다는 말이며, 마음 밖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